불안한 엄마 무관심한 아빠
저자 오은영.
아이를 양육하면서 경험하는 다양한 형태의 불안감과 원인, 그것이 아이 양육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불안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이야기해 주는 책.
# 왜 우리는 양육이 불안하고 두려울까?
아이를 키우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 막 태어난 돌 이전의 아기든, 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는 초등학교 아이든, 무조건 반항만 일삼는 중고등학교 아이든 모두가 어렵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내 안에 숨어 있는 두려움과 불안을 끊임없이 자극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아기를 낳고 그 아이가 자라 학교에 들어가고 청소년이 되고 성인이 되어 다시 다른 아이의 부모가 될 때까지 우리는 새롭게 맞닥뜨리는 순간순간 두려움과 불안을 계속해서 느낄 것이다. 하지만 겁내지 마라. 두려움과 불안은 부모를 절대 파괴하지 않는다. 오히려 두려움과 불안은 부모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그로 인해 아이들을 더 건강하게 만든다. 대부분의 두려움과 불안 안에는 아이를 더 잘 키울 수 있게 하는 열쇠들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두려움과 불안의 실체를 알고 차근차근 풀어나가다 보면 오히려 양육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하게 되고, 내 안에 숨어 있는 놀라운 능력인 모성과 부성을 발견하게 된다. 내 불안과 당당히 마주해야만 내 안의 모성과 부성이 올바른 양육의 길로 나를 안내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 안에 숨어 있는 많은 불안과 두려움을 만나면서 내가 어떤 모습의 부모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부모로서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 생각과 고민이 책을 읽고 난 후 부모로서 참된 자기를 발견하고 좀 더 성숙한 부모가 되게 하는 데 보탬이 된다면 이 책을 쓴 나에게는 큰 기쁨과 보람이다...
#걱정 많은 엄마와 무관심한 아빠
끝없이 불안한 모성, 무관심으로 오해받는 부성.
이 장에서는 이 두 가지 본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부모로서 갖는 같은 불안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엄마와 아빠가 보여주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엄마들은 끊임없이 걱정하고, 아빠들은 별 관심 없는 듯 도망간다.
엄마와 아빠는 왜 자신의 모성과 부성을 이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는지, 그 근본 원인에 대해 알아보자.
-걱정과 무관심의 뿌리는 불안이다.
불안이란 인간의 기본적인 방어기전으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쓰는 기본적인 수단이다. 자신이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누구나 불안이라는 기전을 동원해서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 하고, 본능적으로 이 기전을 사용하게 된다. 때문에 적당한 불안은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아빠는 하나같이 불안을 '무관심'으로 표현하고, 엄마는 '걱정'으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엄마들의 불안은 오래된 본능이고, 불안의 바닥에는 죄책감, 미안함, 욕심이 있다. 이 세가지가 엄마의 불안을 만드는 원인이 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 불안을 만드는 것은 욕심이다. 내가 갖고 싶고, 성취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위치에 아이가 다다랐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부린다. 공부에 한이 맺힌 사람은 아이가 공부를 못하면 말할 수 없이 불안해한다. 마치 자기처럼 불행해질까 봐 안타까운 마음에 갖는 불안이지만, 아이와 자신을 잘 분리시키지 못한 것이 원인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욕심은 모두 자기 확신이 없기 때문에 오는 것이다.
- 아빠 불안의 본질은 고집, 회피, 불신, 경계심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아빠에게 '가장'이라는 말을 붙였다. 가장은 집안의 우두머리로 집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우리나라 아빠들의 유전자에는 '내 집안은 곧 나에 대한 평가'라는 생각이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내 집안의 문제가 노출되면 그것은 나의 약점이 된다. 나의 약점이 적에게 드러나면 내가 싸움에서 질 수도 있기 때문에 아빠들은 자기 집안의 문제가 밖으로 노출되는 것에 대해 극도로 싫어한다. 때문에 아빠들은 자기 혹은 집안사람의 문제에 대해 방어적이다. 아빠들의 불안에는 '불신'도 한 몫한다. 아빠들은 자신이 인정하는, 어느 정도 검증된 사람의 말만 신뢰한다. 아빠들이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이유는, '고집과 회피'가 가장 크고, 그 고집 안에 숨은 감정인 '경계심'도 있다. 다른 사람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것 자체를 자신의 안전을 위협당하는 것으로 여기는데, 아빠들의 이런 행동은 아주 무의식적이고 본능적인 것이다. 아빠들은 자신의 고집이나 불신, 경계심 안에 불안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불안한 부모는 아이를 과잉 개입하거나 과잉 통제한다.
매우 불안해하는 사람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아주 특징적이고 공통적인 방어기제를 쓴다. 이들은 불안이 느껴지면 지나치게 경계하고 긴장하거나, 상대를 사납게 공격한다. 부모가 각각 불안이 높은 경우에도 마찬가지의 방어기제가 나타난다. 그러한 방어기제는 '과잉 개입'과 '과잉 통제'라는 잘못된 양육태도를 낳는다. 과잉 개입의 대표적인 행동은 '잔소리'다. 과잉 통제는 지나치게 무섭고 엄격한 규칙을 만들어 아이를 통제하는 것을 말한다. 과잉 개입은 주로 걱정이 많은 엄마들이 많이 쓰는 양육 방식이고, 과잉 통제는 불안을 무관심으로 표현하는 아빠들이 주로 보여주는 양육 방식이다.
-부모의 불안이 아이의 불안이 된다. 많은 부모가 자신의 불안의 원인이 아이가 아님에도 불안하면 아이에게 화를 낸다. 아이는 내가 없으면 못살기 때문에 내가 화를 내도 금방 용서할 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이가 스스로에게는 무섭고 공포스럽고 혼란스러웠던 순간을 너무 쉽게 용서해주었다는 것을 모른다. 이 같은 문제는 아이가 마음속 상처가 커질 대로 커진 사춘기 때 발생한다. 부모의 '화'는 아이에게 '분노'가 된다. 부모의 화보다 더 큰 화가 쌓이는 것이다.
아이의 마음은 존중받아야 하고, 특히 부모에게는 반드시 존중받아야 한다. 아이를 존중하는 부모의 마음은 아이가 가질 사회성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 아이는 그 사람과 관계가 편해야 타인과의 관계도 잘 유지해 나갈 수 있다. 관계가 편치 않으면 아이는 세상을 불신하고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으로 자란다. 부모의 불안은 아이를 불안한 사람으로 만들 수도 있다. 그러니 부당하게 아이에게 절대 화내지 말아야 한다.
-불안을 인정해야 안정된 양육이 가능하다. 부모라면 또는 부모가 될 거라면 자신의 불안에 대해 겸허하게 인정해야 한다. 자신의 어떤 행동 등이 불안인지, 상대편의 어떤 행동이 불안인지도 생활 속에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불안은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다스릴 수 있다. 내 안의 불안을 보는 연습부터 해야 한다.
# Chapter 2. 불안한 부모, 충돌상황별 해법을 찾아라
부성과 모성이 특정한 양육 상황을 만났을 때 엄마와 아빠의 생각은 서로 다른 획을 그린다. 한번 어긋난 포물선은 점점 멀어지고, 그 사이에는 방황하는 아이의 모습만이 덩그러니 남는다. Chapter 2에서는 주로 부딪히는 주제인 아이의 교육, 교우 관계, 인성, 건강, 안전 등의 문제에서 엄마와 아빠는 각각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모성과 부성을 표현하는지 살펴보고, 아이를 위한 최선의 양육태도를 찾는다.
# Chapter 3. 행복한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타고난 모성과 부성, 앞으로 나아가야 할 모성과 부성. 이 장에서는 21세기를 살아가는 부모들이 각각 자신의 본성을 어떻게 진화시켜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 본다. 행복한 부모, 부부, 사람이 되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각자의 본성에 대한 이해이다. 기억 회로 깊숙이 새겨져 있는 서로의 DNA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갈등의 절반은 사라질 것이다.
- 불안을 낮추는 건강한 부부 대화법, 경청과 존중!
많은 일들이 언어 안에서 일어난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언어를 통해 소통하고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언어라는 도구를 통해 모든 배려와 위로와 존중을 표현하고 공격성마저 언어로 낮출 수 있다. 서로 대화를 해야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대화를 할 때는 상대의 얘기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 들으면서 공감되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공감하도록 한다. 모든 인간관계에 해당하지만 특히 부부라면 대화하면서 꼭 지켜야 할 것이 있다. 부부간에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은 절대로 지켜야 한다. 그 선은 한 번 넘으면 다음부터는 너무 쉽게 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부부간의 존중과 배려가 한순간에 무너진다. 선을 넘지 말라는 것은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친절, 배려나 말투, 의사소통하는 방법 등은 몸으로 배우는 것이지 머리로 배우는 것이 아니다. 아이에게 그런 것을 가르치려면 아이가 그 분위기에서 살게 해야 한다. 몸으로 그런 개념이 나오려면 그 분위기에 젖어있어야 한다. 사소한 불안도 부모와 상의하고 부무와 대화하는 것을 즐기는 아이, 친절과 배려가 몸에 밴 아이, 말투에서 따뜻함이 항상 묻어나는 아이.... 아이의 이런 모습은 부부가 보여주는 대화로 모델링 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가 이 책을 읽은 독자에게, 지금 이 순간 딱 한 가지의 작은 목표를 정하고 실천하면 1년이 지난 후 변한 자신의 모습에 놀라고 그에 맞춰 바뀐 아이의 변화, 배우자의 변화에 또 한 번 놀라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작은 목표는 아이와 남편에게 절대 지적을 하지 않겠다, 올해 나는 일주일에 한 번, 10분 이상은 아무 말 없이 아내의 말을 진심으로 들어주겠다, 올해 나는 화가 날 때 반드시 속으로 한 번만 다시 생각해보겠다... 등을 예로 들었다.
너무 완벽하게 이론대로 변하려고 하면 스트레스를 받고 죄책감이 심해질 수 있으니, 작은 것, 단 하나부터 시작해보는 것이 좋다고 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막연한 불안감이 자리잡을 때가 많았는데, 책을 통해 부모라면 누구나 불안하고 두렵다는 것, 또 그것이 내 안에 모성이 존재한다는 증거라는 것에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진다. 내 불안과 당당히 마주해야만 내 안의 모성이 올바른 양육의 길로 나를 안내한다고 하니, 내가 어떤 모습의 부모인가부터 생각해 보고, 좀 더 성숙한 부모가 되기 위해 마음을 다잡아야겠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모든 부모에게 추천하고 싶은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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